영국 런던 한 달 살기

런던 물랑루즈 Moulin Rouge 뮤지컬 후기

달잉 2025. 3. 2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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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온 지 일주일이 넘어가고. 이미 런던 여행 3회차인가 4회차라 이미 갈 만한 곳은 다 가본 데다 이번엔 무려 한 달을 사는 거라 시간이 많고 본투비 집순이라 막 사흘씩 집에 처있는 날이 생겼다. 믿어지십니까... 한 달 살이 숙소비를 그만큼 내면서 런던에 와서 사흘씩 집에서 누워 있고 글만 쓰고 그러는 사람 출몰... 그게 저... 
무계획으로 살면서 좋은 것은 매일 표 풀리는 거 잡아서 보고 싶은 뮤지컬 보러 가는 것이다. 이번 여행의 모토도 웨스트 엔드 조지는 것으로 혼자 컨셉 잡았다. 
미국에 브로드 웨이가 있다면 런던에는 West End 가 있다.
이미 앞서 다른 여행에서 뮤지컬 라이온킹 ★ ★ ★ ★ ★ , 오페라의 유령 ★ ★ ★ ★ ★ 을 아주 만족스럽게 봤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본 건 
뮤지컬 Mrs. Douthfire ★ ★ ★ ★ ☆
Come Alive ★ ★
 이렇게인데 참고로 저는 별을 후하게 주는 사람입니달...
왕복 오가는 시간+뮤지컬 본 시간+티켓값이 안 아깝고, 공짜로 시간이 생겨서 한 번 더 볼 수 있다고 하면 그럴 의향이 있는 건 별 4개 이상 가는 거 같은데 
Come Alive는 정말(읍읍...) ...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세 번째 뮤지컬 물랑루즈 Moulin Rouge에 대한 저의 별점은요
★ ★ ★
근데 이 별점이 참 설명이 어려운 게
나라는 한 사람안에서도 호불호 포인트가 너무 극명하게 나뉘어..... 지금부터 설명을 해보겠읍니다.... 
 

좌석은 1층 stalls 였다 근데 stalls 너무 뒤쪽은 비추천. 높은 곳에 있는 장치가 천장에 가려서 안 보여요. 근데 그 정도까지 열의 있는 게 아니라면(저같은) 상관없다

 

가령 저 오른쪽 위쪽에 코끼리 장치같은 게 안 보인다는 것임

 

그리고 이런 천장 너무 예쁜데 stalls 뒤쪽이면 안 보임. 근데 인터미션때 나와서 보면 되긴 해요


불호 포인트? 
일단 뭔가... 극이 몰입이 잘 안 된다. 이건 뭔가... 보면서 나도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뭔가 내 집중력 때문이었을까? 발음이 너무 스코티쉬라서 못 알아듣나? 뭔가... 장면장면이 왜 이렇게 흘러가고 있지? 여자주인공 언제 나오지??? 이러다 보니까 따단 하고 새틴이 나왔음. 스토리 맥락을 잡고 나서도, 그리고 영화도 봤으니까 이야기를 알고 보면서도 막 재밌다는 느낌은 없고. 무엇보다 보는 재미가 살짝 부족한 느낌이다. 앙상블이 나와서 화려하게 춤추고 물랑루즈 최고야!! 이러는 건 오히려 그럴싸했는데 주연들이 나오면서 힘이 빠졌다. 주연들에게 딱히 힘이 안 보였고 또 그들이 노래는 하지만 그렇게 잘 하는가? 압도하는가? 는 모르겠고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우리도 한국드라마 보면 연기잘하네 못하네 보이지만 외국인들 연기를 보면 모국어가 아니라서 잘 안 보인단 말임. 근데 이건 외국인인 내가 보기에도 뭔가.. 연기를 잘 못하네? 이게 느껴짐.
그리고 이게 정극이 아니고 우리나라 광화문 연가처럼(나도 가서 보지는 못했고 소개만 읽어서 안다. 추측에 비슷할듯? 아니면 말해주세요) 가요들을 짬뽕했다. 그니까 팝송 짬뽕. 
무슨 말이냐면...
나는 물랑루즈 막 화려한 거 영화같은 거 그러다가 서사 몰입해서 눈물 뽑고 감동 이런 거 기대했는데
막상 갔더니
캉캉춤 추면서 물랑루즈 소개한 후에 본격적으로 썰 풀면서 갑자기.... 팝송 시작???
나는 팝송 러버가 아니라서 잘 모르는데도 귀가 자꾸 쫑긋쫑긋 거렸던 거 보면 제목은 몰라도 정말 많은 가요들이 많이 나왔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Toxic 이라 아델 롤링인더딥 이런 거 엄청 부름... 그래서 스토리에 몰입하는 극은 아니구나(이때 사람들이 이런 노래 부를 리가 없잔아...) 싶었고 근데 막 궁딩이 흔들고 박수치는 분위기냐 하면 그것도 아님. 물랑루즈를 보고 아무튼 난 깨달았어 나는 정극이 좋은가보다 클래식한 뮤지컬이나 연극... 이쪽이 좋은가보다... 이건 아니다.... 이야기가 흐트러지니까 시ㅐ어....싫다고...싫어!!! 엉덩이 아파 나가고 싶어!!!! 
 

극 시작할 때가 되면 배우들이 물랑루즈의 환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뱀처럼 꾸물꾸물 춤 추면서 나와서 건들거린다
참고로 저 앞에 무대 바로 앞에 녹색 빛? 들어오는, 보통 객석과 분리된 자리가 있는데 저 자리 바로 위의 무대로 배우들 엄청 가까이 왔다갔다 거린다. 거의 무대 보는 게 아니고 무대 안에 있는 객석인듯. 생동감 있을 것 같긴한데 잘 보이려나

 
하지만 그런 내가 물랑루즈 열심히 검색하는 것도 모자라 물랑루즈 인스타까지 뒤지게 된 일이 발생하는데. 
일단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냐면
새틴이 있고 남자주인공은 크리스티안이다. 가난한 예술가인데, 새틴은 그를 돈 많은 후원가 듀크로 착각하고 사랑에 빠지고 아닌 거 알고 밀어내고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역 듀크를 결국엔 밀어내고 크리스티안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뭐 이런 얘기란 말임.
근데? 듀크가? 너무? 잘생김? 
그래서 나는 누군지도 모르면서 계속 보면서 자꾸 듀크한테 맘이 가
이게 맞나...? 새틴.,.. 크리스티안 말고 듀크한테 가라고... 막 이런 마음이 든 것임.. 그래서 집중이 더 안 됐나?
그러다가 듀크 단독 넘버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또 톡식 백스트리트보이즈 롤링인더딥 막 이런 유행가 천지 사이를 뚫고 넘버가 혼자 너무 좋아버림. 남자주인공 진짜 혹사 수준으로 계속 나와서 독 무대 하고 열창하는데 듀크가 한번 나와서 넘버 딱 하고 들어갔는데 계속 듀크 생각만 남
처음에 말고 두번째, 2절 느낌에서 Let me please introduce myself I am the man of wealth and taste ~ 이러는데 진짜 주금
Sympathy for the Duke 라는 곡인데. 새틴 방으로 입장해서 하룻밤 잘 때 부르는 곡이다. 스포티파이에 저장하고 듣는데 역시 라이브 그 맛이 안 나네. 라이브 진짜 개 섹쉬 오졌음... 치명적이었음... 진짜... 난 그때 설득돼서 듀크에 넘어가버렸음... 
그래서 공연 끝나고서 커튼콜에서도 듀크만 봤음
나오면서도 하... 공연을 별로였지만 듀크를 건졌으니까 됐어 하는 마음으로 나왔단 말임
그리고 오면서 지하철에서 캐스트를 찾는데 얼굴을 보니까 내가 본 그 얼굴이 아님
뭐지? 싶어서 엄청 찾아 보니까
주연 캐스트 중에 하필 내가 본 날에 커버(임시 대체 배우랄까... 원래 캐스트가 공연 못 뛸 때 나오는 대기배우다)들이 무려 네 명이나 된 것이다. 
 

위에 보듯이 듀크 역은 원래 벤 리차드여야 했는데 제가 간 날 벤이 없었고 나의 듀크가 올라왔다. 감사합니다. 
해롤드역의 크레익도 크리스티안 역의 돔(공식휴가)도 없었음.
그리고 새틴 역의 나탈리는 매주 월요일이 안젤라라는 배우가 뛰는 날이라고 공지돼 있었음. 
그리하여 저는 무려 주연 네 명이 다 커버 된 극을 봤던 것임..... 
실망했냐고요? 아니 전혀. 
아 그래서 좀 극이 기대에 못 미쳤던가... 생각하면서도 저는 전혀 슬프지 않고 
그래서 듀크가 누군데!!!하면서 뒤져 찾는다고 혈안이 됐다

 
 
캐스팅에는 커버 배우가 셋 표시돼 있었다. 매주 정기적으로 월요일에 공연 뛰는 안젤라 말고 다른 새틴 커버가 아테나 나와 있고 
딘이 해롤드, 듀크 커버
개빈 라이언이 크리스티앙, 듀크 커버
 
근데 해롤드, 크리스티안, 듀크가 다 빠져버렸잖음?
내가 본 공연에선 딘이 해롤드 
개빈 라이언이 크리스티앙으로 나왔다
어디에도 듀크를 누가 하는지 오피셜을 땅땅해주지 않았음. 절대 없음. 한국이면 안 이럴 텐데 여긴 또 원래 이렇다고 헌다... 공지도 원래 없다고 한다.. 현장 스태프한테 물어보라는데 저는 이미 현장을 떠났잤아요? 
그래서 진짜 오랫동안 뒤졌고,
찾아냈다. 
 

 
여기어 Tom Mather라는 배우임(아마도... 제가 눈이 똑바로였고, 외부에서 데려다 쓰지 않았다면 내 말이 맞음…
근데 틀렸을 수도 있어 그럼 대체 누구야…
하 넘버 진짜 섹시하게 잘 부르던데. 
 
그래서 물랑루즈는 재미없게, 장기간 비행기 타면 엉덩이 아픈 거 감내하면서 버티는 맘으로 봤지만서도 듀크가 인상적이라서 나쁘진 않은 추억이었다 이 말입니다.
그래도 이왕 보실 거면 웨스트엔드에서는 오페라의 유령 추천하고,
영어 잘 못하는 부모님 모시고 가실 분들은 라이온킹이 최고입니다. 오페라의 유령도 다 내용 알고 갔는데도 울 어머니 주무셨던거 보면..ㅜㅜ  
Mrs. doughtfire 도 여러모로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서 얻어간 게 많고 좋았다
 다음 뮤지컬을 뭘 보러 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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