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한 달 살기

내가 영국 워홀 포기하고 런던을 떠나는 이유(연극 Mousetrap 후기 포함)

달잉 2025. 4. 10.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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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포기한 건 아니고. 가기 전부터 포기하고 올 생각이었고. 나같은 경우는 워홀 비자를 받아서 가서 일해야지 생각 보다도, 워홀 비자 받아서 2년동안 편하게 들락날락하고 집도 렌트해서 넉넉하게 있을 수 있고, 하는 식으로 취업할 생각없이 장기비자로 접근했음을 알려드린다.

나는 웹소설 작가 전업을 하게 되면서 다른 노동과의 이별을 선언했고. 원래가 떠돌이 삶으로써 두 번의 워홀 비자로 아일랜드와 뉴질랜드에 각각 장기체류한 후 나이의 압박으로 남은 선택지가 영국과 캐나다, 호주(?있었던가?) 정도만 남은 가운데 영국을 택했다. 캐나다도 고민했었고 실은 추첨도 됐었는데 운명이 아니었나보지 그당시엔 끌리지가 않았다. 그래서 영국에 붙고났더니 제 베프가 캐나다로 이민을 간다는 거예요 글쎄.... 

아무튼. 

원래는 런던에서 바로 치앙마이를 가려고 했었다.

아니 그보다 더 먼저는... 원래는 런던에서 2년을 살아보려고 했었다.

그래서 young scheme 비자까지 돈 몇백을 주고 받은건데 (건강보험 2년치 납부함...) 막상 정해지고 나서 숙소 정할 때 보니까 집값이 이세상 물가가 아님. 뉴질랜드 퀸스타운이면 높은 집값하면 빼놓기 서러운 곳인데 런던은 비교가 안 됨...

그때 약간 패닉에 빠져서.. 오케이. 런던 in 해서 다른 도시들로 가서 살면 되잖아 하고 다른 곳의 에어비앤비 집값들을 보았다.

물론 에어비앤비가 비싼 걸 감안해도

아 영국이 확실히 물가가 삿되고 있구나 느꼈고 여기서 살아남을 순 있을지 몰라도 디지털 노마드로 한화를 벌어서 외화로 탕진하는 삶에 영국은 너무 좀 의미없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국에 대해 환상 이런 걸 가진 것도 아님... 그냥 영어 통하니까 막차니까 선택한 거임... 그래서 결국은 영국으로 오긴 왔으나(왜냐. 중간에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또 모르니까 일단 멀티 엔트리 가능한 워홀 비자를 입국으로써 활성화 시켜놓고 싶었음) 이미 오면서 나는 치앙마이로 나갈 표를 끊어서 오게 된다. 그것도 한 달 만에. 그래서 워홀비자로 한 달 살기 카테고리가 버젓이 생겨버린 것 (짜잔)

하지만 4월은 치앙마이 공기질이 안 좋기로 세계 탑 먹는다는 화전 시기였음을 뒤늦게 알았고, 아쉬웠어도 어쩔 수 없지 이미 끊은 비행기인데 했는데 때마침 에어차이나가 비행기 캔슬해버렸고요(마이트립 항공편 환불 글 참조) 이게 운명이다 싶어서 그래도 영국까지 온 김에 가까운 곳에서 한 달 느긋하게 있어 보기로 했다. 치앙마이 공기질이 나아지려면 좀 있는 게 낫다해서 한 6월에 들어가지 하고서 말이다. 태국 장기비자 진행중인 것도 있었고.

아무튼 그렇게 런던 입국.

내 예상보다 더 삿된 런던 물가를 확인하며 매일매일 런던 탈출만 꿈꿨다.

근데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나랑 안 맞아...

아니 근데 영국 환경에 물가가 쌌으면 또 괜찮았으려나? 근데 아무튼 그런 영국은 존재하지 않는거니까요... 밥 사먹거나 장볼 때마다 정뚝떨 되는 런던만이 존재했던거니까요.... 그래도 다른 워홀하시는 분들 겁먹지 마세요. 거기서 일해서 살면 괜찮다고 알고 있습니다. 시급이 높잖아요. 근데 물가는 더 높읍 그래도 런던 외 다른 도시는 괜찮지 않을까요

아무튼 그렇게 떠나는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고. 마지막 전날에 쉬고 싶었으나 뮤지컬 보너스 캐시가 있다고 알림이 와서 제에에길 영국에 이번생엔 더 안 올 것 같은데 이만원 캐시가 아까워서 짐을 아예 이틀 전에 다 싸버리고 출국 전날엔 외출을 했다. 

뮤지컬 Mousetrap.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이다. 

나는 손가락 삐끗해서 잘못 누르는 바람에 생전 처음 Upper Circle로 와버렸는데 그렇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내려다보는 관점도 새롭고 말이다. 그리고 뮤지컬 아닌 연극 보면서 나의 영어실력에 반성 많이 했음.... 반은 못 알아들어요. 원작 소설 알고 봤으면 더 이해가 잘 됐을 텐데. 얼추 줄거리 이해한 나를 칭찬합니다.... 

장소는 st Martins theatre 크진 않은 규모다.

뭐... 잘 봤습니다. 괜찮았어요. 영어 귀먹었는데도 보면서 절정에서 오오 하는 스릴도 있었고 말이다.

한데 나는 한국인이니까 아무래도 서양인들 특유의 그 제스처와 연기에 푹 빠져들지 못하는 뭔가가 있음... 연극 자체가 한국에서도 좀 뭐랄까 우리가 평상시에 말하고 행동하는 것보다 과장되는 면이 있잖아요. 영국도 그렇지. 근데 그 과장하는 방법이 한국식이랑 달라서 확 와닿지 않고 남의 집 불구경한다는 느낌? 그래요 제길 영어리스닝 탓이겠지 

이쯤에는 식단을 거진 카니보어로 고기에 맞춰서 가고 있었는데 연극 기다리면서 뭘 먹을까 차이나타운이나 레스토랑 돌아도 변변하게 끌리는 게 썩없고 그리고 스테이크같은 거 썰까 하다가도 아 내일이면 이탈리아 가는데 맛있는 거 넘치는데 굳이??? 해서 결국 KFC로 해결하고 왔다는. 후회는 없다. 영국에서 뭘 사먹으면서 맛있어서 눈 뒤집힌 경험은 없다. 

 

다음날 런던 개트윅 공항으로 출발.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야무지게 냉털도 다 하고 커피도 두 잔이나 때려넣고 청소도 살짝 하고 나왔다. 런던은 별거 없었지만 아주 좋은 호스트 언니를 만나서 세계를 보는 시각도 새로 보고 글 쓸 소재도 건져서 알찼다. 

캐리어가 두 개라서 뭐 기차니 뭐니 절약은 꺼지시고 이 한몸의 안위를 위해 그리니치에서 개트윅까지 바로 택시 때려버림. 택시비 14만원나옴. 런던 물가.... 

뉴질랜드에서도 아일랜드에서도 영국에서도 아무튼 어디에서도 한번도 안 간 난도스인데 카니보어 식단 위해서 처음으로 들어가서 먹었다. 실속있다는 느낌은 있다. 저런 식으로 작은 넓적다리살 네 조각 뼈 없는 거에 2만원 정도 줬다. 

 

런던 잘 있어라. 그래도 본전 뽑으려고 뮤지컬 열심히 봤다. 파운드 최고점일 때 거액을 (n천만원...) 환전했는데 자꾸 내려가고 있어서 절대 환전다시 못하고 그대로 바닥까지 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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