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 한 달 살기

시라쿠사 한 달 살기 첫날 오르티지아 탐방

달잉 2025. 4. 1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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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 전혀 안 한 생사진으로 시작해보는 시라쿠사 희망편!!!

오전에 와이파이도 고쳐졌겠다 신나는 마음으로 따뜻한 차 우려서 구름한점 없는 밖에서 햇볕 맞으면서 웹소설 읽기!

날씨가 한 일주일만 더 있으면 아주 좋겠다. 지금은 아직 기온이 좀 낮다. 

그리고 오르티지아로 걸어갔다.

내 숙소는 오르티지아에서 도보 35분 정도 거리가 있는데 문제는 버스를 타도 35분이 나온다는 거예요... 

여기 버스가 그렇게 기약이 없기로 유명하다면서요...? 걷는 건 마침 좋아하니까 걸어보자! 하고 나섰는데 그렇게 2만보를 걸을 줄은 저도 몰랐던 거예요 

시라쿠사에서 첫 음식은 파니니와 버블로 시작! 

저 빵이 진짜 커서 반 먹고 반은 싸와서 저녁 때 먹었다. 저렇게 해서 12유로. 팁 없고. 어제까지 있던 유럽 외식 물가 생각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맛도........... 맛이..... 하.... 

참고로 이곳은 아마 오르티지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인듯. 따로 포스팅을 한 번 작성해보겠다. 가게는 Caseificio Borderi 치면 나오는 곳이다. 시장에 있는 곳인데 직원들도 친절하고 세심하고 빠르게 다 잘 챙겨준다. 

배채우고 오르티지아 유랑.

베네치아 갔을 때 베네치아 로컬 친구가 거기 관광하는 법을 알려줬다. 지도 보지 말고 계속 골목골목 누비면서 길을 잃으라고 했었다. 그 말 그대로 해보자 싶어서 지도 안 보고(배터리도 없었음...) 그냥 막 걸었는데 결과적으로 구글맵에 표시한 명소는 다 찍고 왔다. 애초에 오르티지아가 작고 딱히 명소랄 게 없어서 그런걸지도

 

대성당도 예뻤고 뭐 대강 전체적으로 예뻤다. 베네치아 보고 오면 사실 조금 실망하겠지만 이탈리아 처음 온다면 만족할 곳.

근데 나는 솔직히 어라? 별거없네? 하긴 했지만 이 한적함이 마음에 든다.  베네치아 갔을 땐 사람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거든.. 근데 여긴 성당이랑 시장쪽만 우글거리고 그외는 한적해서 좋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베네치아에 비해서 한적하다는 거지 관광객은 많음. 썰렁하다는 뜻 아님.

그리고 여기 한국인 아무도 없고... 동양인도 나 포함 한 세명? 네명 봤나? 중국말 안 들어도 돼서 좋았읍니다 그래요 저를 욕하세요 

그러다보니 철저히 더욱 이방인의 눈길로 관찰할 수 있다. 관광업에 덜 찌든 상인들이 좋다. 정말 찌들고 나면 동양인 보자마자 니하오 때려버리고(이런 곳 의외로 많다. 심지어 중국인도 아무 동양인한테 이러는게 더 기분나쁨.) 그리고 중국인에 너무 심한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내가 뭐 요구했더니 Don't be chinese 이러는 상태까지 가는데(스위스 베른이었음) 이런 그나마 한적한 곳은 사람들의 버블리함이 남아 있다. 생기가 있고, 원형이 남아 있다. 망가지기 전에 와봐서 다행이다. 

어느 골목을 가도 좋다.  그림이다. 상업화는 덜 되었지만 오히려 그런 매력이 있다. 

이 대목에서 좀 걱정이 되었다.

내 친구는 베네치아 옆 마스뜨레에 살고 있고 베니스에 엄청 많아 가본 애다. 걔가 이걸 보고 좋아할까? 한적하게 요양 온 기분이겠는데. 과연 즐기려나. 조금 걱정도 되고. 뭐. 둘이니까 잘 놀면 되겠지. 둘 다 걷는 건 좋아하니까 다행이다. 그때에도 버스는 됐고 걸어오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안 좋은 점을 꼽자면 영어가 안 통하는 곳이 많다는 거다

저녁으로 먹을 두 번째 파니니 고르면서 고기가 뭐냐고 물었는데 자꾸 말렐레? 마엘레? 하는 거다 

포크냐 비프냐 물어도 그냥 기승전마엘레임 

못 알아들으니까 구글 검색해도 나올 턱이 없지

이탈리안 친구는 전화를 안 받아서 그냥 치킨으로 샀는데 뭘 말하려고 했는지 궁금은 해서 결국 한번 더 말해봐달라고 해서 그거 녹음해서 음성 메시지로 보냈더니....

그거 포크래. 돼지고기란다.

아무튼 이탈리아 음식엔 늘 만족이고.

파니니만 두 개 먹었지만 둘 다 맛있어서 과식했다.

커피는 머신이 없지만 모카포트가 있어서 내려 먹는데 그 맛이 또 기절한다. 디카페인 외길 걸으면서 맛있기 쉽지 않은데

과일로 런던에서 먹다가 여기 오니까 기절하고

치즈도 맛있고요

한 달 재밌겠다

근데 원고를 좀 하도록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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