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 다니는 건 이게 문제다.
늘 바짝 긴장을 하고 살지만 그렇게 살다가 조금이라도 긴장이 풀어진다 싶으면 일깨워주려는 듯이 뒤통수 맞는 일이 생긴다.
시라쿠사에서 일주일째. 이제 에어비앤비도 거진 모든 일이 해결됐고 일도 잘되고 있어서 이제 고난 끝 행복시작인가? 이제 구글지도 안 보고도 오르티지아까지 거뜬히 걸어가는 나! 이러면서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구하러 시장에 다녀왔다.
얼음을 사려면 슈퍼에 오후 한시 반까지 가야했으므로(놀랍게도 슈퍼에도 1시반부터 오후 네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 있음..) 좀 급하게 움직였던 것 인정한다
원래도 쇼핑 스타일이 막 구경하는 타입은 아니고 살 거 얼른 사서 바로 집으로 쏘는 스타일인 걸 인정한다.
가격이 글귀로 다 써있으니까 내가 할 말은 달라는 것 뿐...
슈퍼에서 샀던 올리브와 썬드라이토마토가 내맘같지 않아서 시장에서 사보기로 했다.
나는 가격을 묻지 않았지만 그 언니는 와서 가격이 키로당 10 유로라고 쓰여 있는 가격표를 보여줬고 나는 두 가지를 집으면서 조금씩 달라고 했다
그 언니가 남자 주인한테 넘기고 그 남자가 번개같이 저울을 달았음
275g 이랑 325그람 정도 나왔다
근데 가격표 받아보니 9.5유로인 것이다???
어 이거 아닌데 싶어서 보고 있으니까 내 표정을 읽었는지 둘이서 얘기하더니 여자가 한 가지만 10유로고 다른 건 12유로라고 말해줬다.
그렇게 계산해도 사실 안 맞지만 이미 살려고 담은 거기도 하고 당황했기도 하고 내가 이탈리아어 말이 안 되니까 좀 더 그랬나...ㅜ? 그냥 돈 주고 나왔음
근데 오면서 아무리 계산해도 하나가 10이든 두개가 다 12든 계산이 안 맞는 거였다
아... 이게 돈 문제가 아니라 누구한테 눈 뜨고 뒤통수 맞았다는 이 배신감이 너무 큼
내가 모르는 문화가 있나? 이탈리아는 kg이 그 kg이 아닌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어서 이탈리아인 친구한테 얘기하고 물어보니까 다시는 거기 가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ㅜㅜ
어쩔 수 없지. 이미 사왔고... 잘 먹어야지. 에잇!! 내가 긴장이 풀어졌다고 위에서 레드라이트 살짝 밟아주셨나 봄. 그래. 혼자 여행다닐 때는 늘 정신 바짝차리고.
나는 언젠가부터 유럽이 불편해졌다. 그래도 이탈리아에서는 기분나쁜 기억이 전혀 없었는데... 오늘 생겨버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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